'중국화 가속' 홍콩 공립학교 교사 이직 전년보다 70% 증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화가 가속하고 있는 홍콩에서 2021-2022학년도 공립학교 교사 이직 규모가 전 학년도보다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입법회(의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 따르면 2021-2022학년도 공립학교와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학교에서 최소 4천50명의 교사가 이직했으며, 이는 전 학년도의 2천380명보다 70% 증가한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했다.
이런 이직 규모는 4년 전보다 두 배 많다.
4천50명 중 3천580명은 공립학교, 나머지는 직접 보조금 학교 교사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은퇴, 공부, 국제학교·사립학교 이직, 직업 전환 등을 이유로 공립학교와 직접 보조금 학교를 떠났다고 설명했으나 개별 교사들의 근무 기간이나 사유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융 장관은 "이번 학년도 교사 이직 규모가 다소 높지만 학교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의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 교육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민 증가 속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당국은 교육 정책과 교과 과정을 계속 손보고 있다.
친중 진영에서 2019년 반정부 시위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한 고등학교 시사교양과목 '통식'(通識)이 교과명부터 내용까지 전면 개편된 것을 필두로, 모든 학교는 홍콩 기본법·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행동을 방지할 정책을 도입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지침이 일선에 하달됐다.
올해부터 교사 임용시험에 기본법 과목이 추가됐고, 각 학교에서는 매주 국기 게양식을 열어야 하며 학생들은 중국 국기의 역사에 대해 배워야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홍콩 중고교 교장들의 모임인 홍콩중학교장회는 "이민이나 조기 퇴직을 이유로 그만둔 교사 수가 급격히 늘어나 두뇌 유출 위험이 커졌다"며 교사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홍콩의 전반적인 사회적 환경과 가족들의 우려, 교육 정책과 커리큘럼의 전례 없는 급격한 변화"를 꼽았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