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버 '주룽' "고대 화성 물 약 7억년 전까지 존재"
'젊은' 유토피아 평원 착륙지서 23억년 더 존재한 증거 제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물 한 방울 없는 춥고 건조한 곳이 돼버린 '붉은 행성' 화성은 약 30억년 전 '헤스페리안'(Hesperian)기까지 물을 갖고 있던 것으로 분석돼왔다.
헤스페리안기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질시대인 '아마조니안'(Amazonian)기에는 표면에 물이 없었던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중국 로버 '주룽'(祝融)이 전송한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뒤인 약 7억 년 전까지도 물이 존재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중국과학원 '국가우주과학중심'(NSSC)의 류양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5월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한 주룽이 수집해 전송한 자료를 분석해 얻은 이런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이 자료는 주룽호가 화성 날짜로 첫 92솔(Sol·1솔=24시간37분22초)간 착륙지 주변에서 레이저유도 분광 장비인 '화성표면성분감지기'(MarSCoDe)와 마이크로이미징 카메라, 단파장 적외선 분광기 등을 이용해 광물과 퇴적물 등을 분석해 얻어낸 것이다.
유토피아 평원은 화성 북부 저지대에 형성된 최대 충돌구 분지 중 일부로, 고대 바다로 추정되고 있다.
주룽 역시 이곳에서 물이나 얼음 분포나 광물 등을 조사해 고생 생명체 흔적을 찾는데 목표를 둬왔는데, 아마조니안기에도 약 7억 년 전까지 상당 기간에 걸쳐 물이 존재했다는 성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다른 탐사팀이 화성에서 발견한 수화 광물과 비슷한 수화 실리카와 황산염을 확인했는데, 이런 광물이 들어있는 암석들이 착륙지 주변의 껍질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층은 지하수가 치솟거나 표면의 얼음이 녹으면서 상당량의 물이 존재했다가 증발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류 박사는 CNN 뉴스와의 회견에서 "가장 중요하고 새로운 것은 '젊은' 아마조니안 지형인 착륙지에서 수화 광물을 발견했다는 점이며, 이런 광물은 지하수와 같은 물의 활동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공대의 행성 과학자 에바 쉘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우주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의 회견에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주요 사안 중 하나이자 주룽을 통해 보고 싶은 것은 이런 '젊은' 수화 광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했다.
주룽은 현재 화성에서 350솔 이상 체류하며 약 2㎞를 이동하며 탐사 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결과가 첫 92솔에 이뤄진 탐사를 토대로 한 것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연구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토피아 평원에는 197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2호가 착륙했지만 이후 NASA의 화성 로버는 약 37억년 전 노아키안(Noachian)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지형에서만 활동해 지질학적으로 젊은 지형에서 탐사 중인 주룽이 화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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