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LNG터미널 인허가 속도…러시아산 가스 의존 탈피 박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목적으로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내각이 LNG 터미널 건설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해당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통상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법안 초안을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경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볼 때 가스 공급 중단 사태도 배제할 수 없어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며 "더 독립적인 가스 공급원을 하루속히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의 최소 70%를 대체할 LNG 해상 부유식 터미널 4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들 터미널을 통해 미국산 LNG가 수입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독일 정부는 미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절부터 줄기차게 미국산 LNG 구매를 요청했는데도 거부해왔다. 미국산 LNG가 셰일(혈암)층에 고압으로 액체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채취해 환경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데다 독일 국민들도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선호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독일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
독일은 기존 가스관에 라인을 추가해 수송량을 2배로 늘리는 약 110억달러(약 14조415억원) 규모의' 노르드스트림-2' 사업을 지난 2월 22일 중단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조처를 지속해왔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독일 관리를 인용해 내각이 승인한 법안 초안에 해상 터미널 건설을 가속하기 위해 특정 환경 점검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해상 LNG 터미널 건설에 통상 수년이 걸리지만, 이번에는 장애물이 줄어들어 내년 봄까지 모두 건설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 10개월 이내에 LNG 터미널을 건설해 국내 가스 공급설비에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독일 정부는 자국 에너지 기업 알베에그룹(RWE AG), 에너지그룹 유니퍼(Uniper SE)에 해상 터미널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이 LNG 해상 터미널 4곳을 건설하면 유럽연합(EU) 내에서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LNG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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