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약탈한 곡물 해외로 빼돌려…시리아행 추정"

입력 2022-05-11 09:56
수정 2022-05-11 17:41
[우크라 침공] "러, 약탈한 곡물 해외로 빼돌려…시리아행 추정"

우크라 국방부 "곡물 실은 러 선박 중동행…크림반도로도 운송"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곡물을 해외로 운송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밝혔다.

이미 곡물을 싣고 중동으로 향하는 러시아 국적 선박이 지중해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시리아가 목적지일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곳에서 다시 다른 중동 국가들에 곡물이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점령지에서 곡물을 훔쳐 빼돌리는 시도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훔친 많은 양의 곡물과 채소, 종자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로도 운송되고 있으며, 이를 러시아군이 호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WSJ은 이집트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밀을 운송하는 러시아 선박의 입항을 거부했다고 이집트 주재 우크라이나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농업인들은 러시아군이 곡물 수천t을 약탈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러시아의 곡물 약탈이 우크라이나의 핵심 농업 부문의 기반을 약화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를 점령한 러시아의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도 중단된 상태다. 이는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주고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풍부한 자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광물, 농업 자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킨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농장과 곡물창고 등 농업 시설을 파괴했으며, 여러 항구를 점령함으로써 곡물 수출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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