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방산 대국이라면서…쏘면 빗나가는 러시아 미사일

입력 2022-05-11 00:22
수정 2022-05-11 13:55
[우크라 침공] 방산 대국이라면서…쏘면 빗나가는 러시아 미사일

"러 정밀유도무기 기술 걸음마 단계"…러 미사일 실패율 60% 분석도

"러군, 훈련 부족해 복잡한 유도무기보다 간단한 재래식 무기 선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첨단 방산기술 분야에서의 취약점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레이저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러시아의 정밀유도무기 시스템이 서방에 비해 훨씬 뒤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공대지미사일인 Kh-101과 지상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인 토치카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러시아 폭격기 조종사는 지상의 목표물을 신속하게 찾는 능력이 떨어지고, 목표물을 찾아 미사일을 발사한 경우에도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미사일의 실패율이 60%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NYT는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의 정밀유도무기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舊)소련은 1980년대 중반까지 정밀유도무기 기술 개발에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등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사용되는 미사일의 경우 실전 배치된 기간이 10년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운용 능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의 탱크 등 움직이는 표적 대신 군사시설과 민간 건물 등 고정된 표적에 발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에는 정밀유도무기 사용 자체를 줄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달 초까지 2천10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가 정밀유도 시스템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부품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상황이기 때문에 재고를 채우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략 지역인 마리우폴 폭격에도 유도기능이 없는 재래식 로켓과 포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도 러시아군의 미사일 사용을 제한하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공군은 지난 2015년부터 시리아에서 병원 등 지상 목표를 대상으로 미사일을 사용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는 시리아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습을 하는 것처럼 완벽한 상황을 만든 뒤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선 조금이라도 허점을 보일 경우 방공시스템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비교적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 전에도 준비 절차가 복잡한 유도무기보다는 간략한 재래식 무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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