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尹대통령에 친서 "현안 해결 신속히"…내용 공개 전달(종합2보)
하야시 외무상 "규칙기반 질서 위협상황서 한일·한미일 협력 필수"
日 "일관된 입장 직접 전달했다"…현안 해법 주목
(도쿄·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김효정 기자 =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의 친서는 지난달 26일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때 전달한 윤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답신으로 풀이된다.
한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친서에서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연계를 중시하면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을 매우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65년 수교 이후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를 토대로 양국 현안의 본질적인 해결에 신속히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한일간 장애물을 제거하고 전체적인 한일관계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외무상은 윤 대통령에게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협력이 이 정도까지 필요할 때는 없었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 역시 윤 대통령을 만나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한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를 다시 강조한 셈이다.
쓰카모토 야스히로 일본 외무성 국제보도관도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하야시 외무상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이런 상황에서는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하야시 외무상이 윤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친서는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건네졌고 윤 대통령과 하야시 외무상이 친서의 본문이 적힌 면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였다.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일본 공영방송 NHK나 민영 TV아사히의 뉴스 화면에 친서의 문장이 식별 가능한 상태로 방영될 정도였다.
교도통신은 일본 총리 친서의 문면(文面·편지의 문장·문구)이 상대국 정상에게 전달되는 시점에 밝혀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친서를 주고받는 장면을 적극적으로 선전함으로써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할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건전한 한일관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는 데도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는 1965년 수교 이후 구축해 온 우호 협력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이 윤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관계 개선 및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함에 따라 갈등 현안에 관해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하야시 외무상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후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새 정권과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할 생각"이라며 윤 대통령이나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주요 인사에게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은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및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의미한다.
하야시 외무상은 기시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전날 방한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박진 외교장관 후보자와 만찬 회동을 하고 한일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엄중한 지역 정세 아래 조속한 한일관계 개선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의 현안 해결을 위해 앞으로 보다 속도감을 갖고 협의하기로 했다.
일본 측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비롯한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 구성원들과도 업무 오찬을 함께하고 한일간 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쓰카모토 국제보도관은 "이들은 새로운 정부에서 긴밀한 소통을 하자는 견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도 페이스북에서 오찬 사실을 소개하며 "새출발의 모멘텀을 잘 살려 양국관계를 과거 좋았던 시절로 되돌려 놓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오후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복귀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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