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개발은행 "우크라이나 올해 30% 역성장 전망"
기존 전망치 대비 10%p 하향 조정…러시아는 올해 10% 역성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0%로 크게 내렸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EBRD는 모로코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에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할 지역의 경제 전망치를 발표했다.
EBRD는 우크라이나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0%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마이너스 20%보다 10%포인트나 내린 수치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기간시설이 대거 파괴됐고 최대 물동항인 오데사의 선박 입출항이 막히면서 농업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내년 성장률은 당시 발표했던 23%에서 소폭 상향한 25%로 수정됐다.
EBRD는 러시아의 경우 지난 3월 발표한 전망치를 유지했다. 러시아 경제는 올해 10% 역성장하고 내년 성장률은 0%일 것으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 러시아와 함께 제재 대상에 오른 벨라루스의 경우 올해 경제는 4%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EBRD는 구소련 해체 이후 공산권 국가들이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1991년 설립된 조직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동·중부 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 38개국을 담당한다.
이날 EBRD는 또 관할 지역 전체의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체 성장률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예상했던 1.7%보다 낮은 1.1%로 추산됐다.
EBRD는 "3월 이후의 수정폭은 주로 전쟁이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커진 우크라이나 경제 수축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망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교전 수위가 올라가거나 러시아의 가스나 다른 상품 수출이 더 제한되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BRD는 보고서에서 관할 국가 상당수가 가스 의존도가 높고, 코카서스나 남동지중해연안지역(SEMED)의 일부 국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을 많이 수입해왔다고 설명했다.
상품과 식량, 농산물, 에너지 등의 가격이 최근 급격히 오른 데다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수요도 반등해 가뜩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이 강해졌다고 EBRD는 전했다.
현재 EBRD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제재한 상태다.
지난달 양국에 자금 조달이나 자문에 대한 접근을 중단했고, 현지 사무소 문도 닫겠다고 발표했다.
EBRD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