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방 "우크라에 소련제 전투기 제공 국가 지원할 것"
미국, 확전 우려에 전투기 지원은 꺼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폴란드를 비롯해 유럽 중·동부 권역의 어느 국가라도 구소련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면 해당 국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러스 장관은 "비록 러시아의 보복을 우려해 아직 어느 국가도 취하지 않은 조처이지만 그런 결정(전투기 제공)을 하는 국가를 지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제공권에 열세를 보인 우크라이나로선 우방의 전투기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공군은 구소련제 전투기 조종에 익숙한 만큼 지원을 받으면 '즉시전력감'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폴란드가 미국을 통해 구소련제 미그(MIG)-29 전투기 28대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월러스 장관은 "폴란드의 전투기 제공 계획을 지지했고 지금도 그렇다"며 "부품이 부족하면 보충해 줄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이 지난달 루마니아에 추가로 제공한 타이푼 전투기 2대 등 흑해 정찰 임무를 수행할 총 6대의 전투기를 루마니아에 지원한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동유럽, 중유럽 국가 가운데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이 소수의 MIG-29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 국가는 전투기가 우크라이나로 제공될 경우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월러스 장관의 발언은 미국 등의 이런 지원 방향과 엇갈린다.
미국은 전투기 대신 최근 155mm 곡사포를, 독일이 자주포 2대를, 영국이 여러 대의 전술 장갑차를 제공하는 등 육상 무기가 지원되고 있다. 전투기 지원 방안은 아직도 서방의 논쟁 사안으로 남은 셈이다.
월러스 장관은 "나토 국가들은 어떻게 하면 유럽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을지를 물어야 할 것"이라며 "난 냉전을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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