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전승절'에도 동남부 전선에서 주춤거려

입력 2022-05-10 11:59
수정 2022-05-10 13:33
[우크라 침공] 러, '전승절'에도 동남부 전선에서 주춤거려

"이지움에서 10㎞도 전진하지 못해…하르키우 포격도 줄어들어"

젤렌스키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2개의 전승절 생길 것"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의 전승절)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공세를 가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병합지인 크림반도에서 고정밀 미사일 '오닉스' 4발을 발사해 남부 오데사 지역을 타격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아조우 연대 등 방어군이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점령하기 위한 작전을 이어갔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에 탱크를 투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관계자는 약 2천명의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있으며 도시에 대한 폭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역시 2천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방어군이 아조우스탈에서 버티고 있다고 AP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동남부 도시 이지움에서는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 군대를 추가 투입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이날 10㎞도 전진하지 못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지움은 돈바스의 관문과 같은 요충지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레그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 강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어느 때보다 약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에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97개 전술 대대를 두고 있으며 대대마다 1천명의 병력이 있다고 AP에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최근 며칠 동안 돈바스 지역에서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려 한다고 전망했으나 그는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필립스 오브라이언 전략학 교수는 "새로운 군대를 세우는 등 구체적인 조치 없이는 러시아는 장기전을 펼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실패를 알리는 시계가 똑딱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의 많은 지역을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결국 퇴각해야 했다.

최근에는 하르키우 주변 지역과 헤르손의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면서 우크라이나에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전승절 연설에서 "조만간 우크라이나에는 2개의 전승절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와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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