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우려 속 백악관 "한일순방 때 北이 가장 중요한 의제"
"안보 약속 분명히 할 것"…대북제재엔 "미리 언급할 내용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오는 20∼24일 한국과 일본 순방 때 북한이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과 맞물려 북한의 대형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순방 기간 북한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즈음에 또 다른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 당국자들이 말하는데 북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분명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있을 때 북한은 특히 최근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감안할 때 의제의 가장 중요한 위치(front and center)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이 북한에 대해 선제적으로 제재를 내놓을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예측하거나 미리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모두 15차례 미사일 발사에 나선 가운데, 최근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까지 하며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또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복구 작업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된 상태여서 ICBM과 함께 또 다른 '레드라인'으로 분류되는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작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4월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선언하고 외교를 통한 비핵화 해법을 제시하며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1년이 넘도록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외교·안보 역량의 상당 부분이 유럽에 쏠린 가운데 북한마저 핵실험에 나설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시급한 해결과제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은 물론 북미 관계가 급랭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비해 북한과 중국에 매파적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백악관이 이를 환영하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사키 대변인은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안보 문제, 당연히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해 그(윤 대통령)와 대화를 나누길 고대한다"고만 대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일 정상회담 의제를 설명하면서도 전염병 대유행, 안보, 경제 유대 심화, 기후변화와 함께 북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최근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북한의 계속된 행동이 의제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안보 약속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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