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장관 "푸틴 정권, 나치와 같은 최후 맞아야"(종합)
러 '전승절' 맞춰 연설…"푸틴과 측근들, 70년 전 파시즘·독재 재현"
"우크라이나 승리해서 2월 이전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 있어"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의 전승절)인 9일(현지시간) 영국 국방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나치와 같은 최후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벤 월러스 장관은 영국 국립 육군박물관에서 연설하며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월러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 장군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70년 전 (나치의) 파시즘과 독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세기 전체주의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그들의 최후는 당연히 결국 (나치와)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에서 패한 나치 전범들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심판을 받았다. 24명이 기소된 재판에서 12명이 사형, 3명이 종신형, 4명이 유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월러스 장관은 "전승일은 없으며, 불명예만 있다"면서 러시아 고위 장교들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월러스 장관은 "러시아 장군들은 파시즘을 물리치며 더 높은 목적을 위해 희생한 그들 선조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용하는 푸틴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막대한 손실에 책임이 있으며 군사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월러스 장관은 강조했다.
또 월러스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전승절 기념일 행사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서의 형편없는 지도력과 계산 착오를 숨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침공은 현재까지 모든 단계에서 실패했고 정보 준비와 분석도 가장 철저하게 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월러스 장관은 "이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그 장군들은 러시아의 과거와 미래를 갈기갈기 찢을 정도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월러스 장관은 "평범한 러시아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들의 제국주의 야망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침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푸틴의 주장에 관해 "그는 몇 달간 동화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며 "나토, 영국, 동유럽은 러시아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서 2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거나 러시아군이 사실상 물러나야 할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간에 푸틴은 당분간 계속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월러스 장관은 이후 킹스칼리지 런던대 강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야만성에 관해 언급하며 푸틴이 성공한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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