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월 대러 수출 26% 급감…美 제재 영향 관측도

입력 2022-05-09 15:51
중국, 4월 대러 수출 26% 급감…美 제재 영향 관측도

대러 수입은 56% 증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대러 제재 이행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중국의 4월 대러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국가별 교역액 자료에 따르면, 4월 중국의 대러 수출은 38억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5.9% 감소했다.

이런 결과는 미국 등 서방 주도의 대러 제재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와 '정상적 교역'은 계속하겠다고 공언하는 중국도 실제로는 러시아와의 거래에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스마트폰, 랩톱 컴퓨터 등 IT 제품의 상당 부분을 샤오미, 레노보 등 중국 기업에서 구매한다.

샤오미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러시아에서 삼성 다음으로 2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샤오미, 레노보, 드론사 DJI 등 중국 기술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조용히 발을 빼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레노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대러 수출을 중단했고, 샤오미도 최근 대러 수출 물량을 줄였다고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의 대러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동 중인 가운데 샤오미와 레노보 등은 자칫 미국의 제재를 어겼다가 반도체 부품 등을 조달하지 못해 세계 시장에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4월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89억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다.

중국이 러시아에서 주로 수입하는 상품은 곡물과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상품 등 원자재다. 이들 상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가격이 추가로 급등했다.

이 밖에 중국이 '반도체 자급'에 사활을 건 가운데 중국의 1∼4월 반도체 수입 개수는 작년 동기 대비 11.4%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뚜렷하게 나타난 중국의 반도체 수입 규모 감소 현상이 중국의 반도체 자급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흐름과 관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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