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돈이 이스라엘에…트럼프 사위 통해 간접 투자
투자 확정될 경우 첫 사례…WSJ "양국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수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자금이 최초로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이스라엘 스타트업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30억 달러(약 3조8천억 원) 중 20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는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 펀드'에서 나온 자금이다.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투자 계획이 확정될 경우 사우디 국부펀드가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통해 이스라엘에 간접 투자를 하는 셈이다.
이미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투자를 할 이스라엘 스타트업 2곳을 확정하고 다른 후보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지금까지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금이 이스라엘 관련 기업에 투자된 것이 확인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번이 첫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중동의 종주국으로 꼽히는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다.
WSJ은 사우디 국부펀드의 이스라엘 투자가 향후 양국 관계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를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부동산 재벌가 출신으로 금융투자 경험이 거의 없는 쿠슈너의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한 데 대해서는 사우디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부펀드의 투자 행위를 감독하는 전문가 패널은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투자 반대를 권고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이사회는 2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우디가 '친(親)사우디' 성향이 짙었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은혜 갚기 차원에서 거액을 투자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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