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공격자 집 철거 '유대인 사살 보복'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7일(현지시간) 한 팔레스타인 공격자의 집을 철거했다고 밝혔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공격자는 지난해 12월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구에서 한 유대인 신학생을 매복 공격으로 사살했다.
철거는 이날 새벽 실라트 알카르티예 마을에서 이뤄졌다. 군인들이 큰 해머를 휘둘러 벽을 뚫고 폭탄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고 군인들은 실탄 발사로 대응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3명이 실탄에 부상하고 다른 사람들은 최루 가스를 흡입했다고 팔레스타인 의료진이 전했다.
보안군은 이전에도 이 공격자 가족의 집 다른 세 채를 파괴했으며, 그에 반발한 주민들과 충돌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10대를 한 명 사살하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같은 철거와 관련, 연좌제로서 국제 인도주의에 반한다고 비판한다.
이스라엘 군은 철거가 효과적인 억지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결론 내려 2005년부터 수년간 이러한 관행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이를 되살려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살해할 때 정례적으로 이같이 보복 대응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서안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2명이 지난 5일 이스라엘 중부의 초정통파 유대인 타운인 엘라드에서 흉기 난동으로 이스라엘인 3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
이날 현재까지 제닌 출신으로 용의선상에 있는 젊은이 2명은 아직 도주 상태에 있다.
지난 3월 이후 다섯 차례의 공격으로 최소 18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30명 가까이 폭력 사태로 숨졌다.
이 같은 분쟁은 올해로 55년째를 맞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등 팔레스타인 점령에서 비롯되고 있다. 진지한 평화협상은 10여 년 전에 좌초했지만 점령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정착민 주택 4천 채를 건설하는 계획을 진척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이 승인되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대의 정착촌 확장이 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정착촌 확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결방안에 이롭지 않다면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번 주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은 서안지구 남부의 매우 건조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 최소 1천 명을 강제로 축출하는 처분을 확인했다. 이들 주민은 이곳이 수십 년 동안 살아온 터전이라고 말하지만, 이스라엘 군은 1980년대 초 이 지역을 사격장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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