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속 중국, '나토 중국대사관 폭격' 피해자 추모

입력 2022-05-07 21:30
미중갈등 속 중국, '나토 중국대사관 폭격' 피해자 추모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23년 전 미국이 이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한 자국 대사관 피폭 사건 추모행사를 열었다.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세르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은 7일(현지시간) 오전 옛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터를 찾아 조화를 놓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세르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 중국 언론인과 교민들, 세르비아 내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에 의한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중국 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으며 대사관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다.

당시 미국은 오폭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며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해 양국 관계가 크게 긴장됐다.

중국은 한동안 반미 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피폭 사건에 대해 사실상 침묵 모드를 유지했으나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진 수년 전부터 이례적으로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토가 중국을 향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이 "중국 인민은 누가 유고슬라비아 대사관을 폭격했는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23년 전 사건을 소환하기도 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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