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50년대 수류탄이 드론 만나 '러 탱크 천적' 변신
300m 고공서 '곤봉탄' 떨어뜨려 곳곳 저격 성공
러 탱크 설계약점 이용…13만원으로 10억원 파괴 가성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러시아군 탱크를 잡는 천적으로 떠올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50년대 개발된 구소련제 RKG-3 수류탄을 300m 고공에서 투하, 러시아군 기갑 차량의 취약한 상단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특수부대 '아에로로즈비드카'는 최근 유튜브에 수류탄으로 러시아군 탱크를 폭파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다른 동영상 중에는 고공에서 투하한 수류탄이 러시아군의 자동차 선루프 안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가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것도 있다.
이 공격에 사용되는 수류탄은 약 20㎝ 두께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다.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서 주로 사용하는 BMP-3 보병 전투차량은 상단 장갑 두께가 약 10㎝에 그친다.
또한 러시아군 탱크는 탄약을 차체 안 포탑 하부에 보관하는데, 고열의 수류탄 공격이 상단에 가해지면 내부에서 탄약이 폭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YNAPHOTO path='PRU20220507108301009_P2.jpg' id='PRU20220507108301009' title='파괴된 러시아 탱크 ' caption='[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 탱크 포탑이 마치 뚜껑이 열린 듯 뒤집혀 있는 장면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다.
곤봉처럼 생긴 이 수류탄은 원래 적 기갑차량 근처까지 다가가 직접 손으로 던지는 방식이지만, 병사가 맨몸으로 탱크·장갑차량에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최근 쓰임새가 제한됐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이 수류탄 손잡이 부분에 낙하 안정성을 높이는 '꼬리 날개'를 달아 정확도를 대폭 키웠다. '날개'가 달린 수류탄은 'RKG-1600'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운용부대는 회전 날개 8개를 장착한 '옥토콥터'의 카메라를 이용, 전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도 적 표적을 정조준하고 있다.
워낙 고도가 높아 러시아군은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하다 영문도 모른 채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텔래그래프는 보도했다.
드론 공격의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도 매우 뛰어나다.
아에로로즈비드카가 자체 개발한 옥토콥터는 약 1만 달러(약 1천270만원), 수류탄은 한 발에 약 100달러(12만7천원) 미만이다. 드론 공격의 목표물인 러시아군 BMP-3는 한 대에 약 80만 달러(약 1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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