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법원, 반정부 활동가 여친에 6년 징역형…"시위 개입"
지난해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 당시 남자친구와 함께 체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5월 벨라루스 당국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 당시 벨라루스의 반정부 활동가인 남자 친구와 함께 체포됐던 러시아인 소피야 사페가가 현지 법원에서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서부 그로드나주(州) 주법원은 이날 1심 선고 공판에서 사페가(24)에게 적용된 사회적 증오 및 불화 조장, 경찰 상대 폭력행사 및 위협, 개인 정보 무단 수집 및 유포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6년의 징역형 판결을 내렸다.
사페가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페가는 지난해 5월 23일 남자 친구인 벨라루스 반정부 활동가 라만 프로타세비치(27)와 함께 휴가지인 그리스에서 아일랜드 라이언에어(Ryanair)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타고 체류국인 리투아니아로 돌아가던 중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에 여객기가 강제 착륙 당하면서 체포됐다.
벨라루스 당국은 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로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지만, 실제론 반정부 활동가 프로타셰비치 체포가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말부터 폴란드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프라타세비치는 2020년 8월 대선 이후 벨라루스에서 거세게 일었던 야권의 부정 선거 항의 시위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 등을 통해 시위 참여를 선동한 혐의로 당국의 감시를 받아오던 중이었다.
러시아 출신으로 벨라루스에서 성장한 뒤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학 석사과정에 유학 중이던 프라타세비치의 여자친구 사페가도 벨라루스 내 대선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 조직에 간여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체포 뒤 조사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벨라루스 당국은 밝혔다.
사페가는 특히 체포 후 벨라루스 국영 TV 방송을 통해 방영된 동영상에서 벨라루스 내무부(경찰) 직원들의 개인신상 정보를 공개한 텔레그램 채널 '벨라루스 흑서'(黑書)의 편집자로 일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프라타세비치와 사페가의 가족과 지인들은 이들의 자백이 강압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체포 직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산하 구치소에 수감됐던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감옥에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로 조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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