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흑해기함 격침 때도 美, 좌표 제공"…美 정부는 부인(종합)

입력 2022-05-07 01:18
"우크라 러 흑해기함 격침 때도 美, 좌표 제공"…美 정부는 부인(종합)

WP 등 당국자 인용해 표적정보 제공 보도…국방부 "준 적 없다"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류지복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미국이 제공했다고 미국 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14일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로 모스크바호를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흑해함대를 지휘하는 등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순양함 모스크바호는 러시아가 2차 대전 이래 전투에서 잃은 가장 큰 군함으로 기록됐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발사 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남쪽을 항행하는 한 함정에 대해 미국에 문의했다.

미국은 이 군함을 모스크바호로 식별하고 위치 확인을 도왔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호를 표적으로 삼았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호 공격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공격 결정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 함정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러시아군의 상륙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해안 방어를 돕고자 해상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 외신의 보도다.

WP는 미국의 정보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선박을 맞출 확신이 없어 공급이 부족한 넵튠 미사일을 두 발이나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0명이 넘는 러시아 장성이 사망한 데에는 미국이 제공한 정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미국 정부는 이런 보도 때문에 러시아가 자극받거나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보복 공격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5일 늦게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스크바호에 대한 구체적인 표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해당 기함의 타격 결정이나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그 기함을 표적으로 삼은 우크라이나의 의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례처럼 러시아의 해군 함정을 추적하고 표적으로 삼을 자체 정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앞선 언론 브리핑에선 우크라이나가 자체 정보, 미국과 파트너 국가가 제공한 정보를 결합해 자체 결정을 내리고 행동한다면서도 "우리는 전장에서 (러시아의) 군 지도자의 위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우크라이나군의 표적 결정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 공유의 민감한 성격을 고려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는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