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 PCR결과 기다리다 치료 때 놓쳐 사망" 주장에 中공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에서 생후 1년반 된 영아가 코로나19 PCR검사 결과가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는 병원 측 방침 때문에 제때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관찰자망 등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장쑤성 쑤이닝현에 살던 생후 1년반 된 영아가 목에 무엇인가가 걸려 병원 진료를 받으려 했으나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했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됐다.
사망한 영아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은 동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쑤이닝인민병원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 갔으나 의사는 먼저 PCR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선 아이를 구해달라고 했으나 의사는 반드시 PCR 검사 결과가 있어야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 사이 7∼8시간 동안 어느 의사도 아이를 돌봐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의 입술이 파래지고 내가 화를 내자 그제서야 (병원 측은) 아이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 줬고, 그런 뒤에도 PCR검사 결과를 기다리라고 했다"며 "PCR 결과가 나온 뒤 병원 측은 아이를 쉬저우의 다른 병원으로 이송토록 했고, 의사는 '이미 늦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에는 아이와 부모를 동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병원 측의 무책임함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대거 달렸다.
쑤이닝현 관계자는 동영상에 등장한 아기가 사망한 것은 사실이나 병원의 PCR 검사 결과 요구에 따른 진료 지연 때문인지는 현재 확인중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병원들이 진료에 앞서 PCR검사 음성 결과 제시를 요구하는 통에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다.
앞서 대만 출신의 유명 경제학자인 랑셴핑 홍콩 중문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상하이에 거주하는 자신의 모친이 기저질환으로 인해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했으나 PCR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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