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존 줄이자'…그리스, 대규모 해상 LNG터미널 착공
러 가스 공급 끊긴 불가리아 총리도 참석…"협박 성공 못할 것"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가 남·동유럽 국가들까지 영향권에 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의 첫 삽을 떴다.
그리스는 3일(현지시간) 동북부 항구도시 알렉산드로폴리스에서 약 18㎞가량 떨어진 해상 부유식 LNG 터미널 기공식을 했다고 로이터·dpa 통신이 전했다.
기공식에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키릴 페트코프 불가리아 총리, 디미타르 코바체프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총 3억6천만 유로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이 터미널은 2023년 말 완공 후 15만3천㎥ 규모의 LNG 저장 능력과 연간 55억㎥의 재기화 설비를 갖추게 된다.
LNG는 미국·이집트·카타르·알제리 등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새 터미널이 완공되면 그리스의 LNG 재기화 능력은 현재의 세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리스는 아테네 인근에 또 하나의 LNG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리스와 불가리아 등의 주변국, EU 등이 공동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 터미널이 역내 회원국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우리는 모두 유럽의 새로운 에너지 지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고, 미셸 의장은 "유럽 에너지 역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스 대금의 루블화 지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난주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된 불가리아의 페트코프 총리는 "우리나라와 EU를 겨냥한 러시아의 협박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오늘 그리스의 새 LNG 터미널 착공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현재 그리스로부터 상당량의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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