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정부, 내전서 숨진 외국인 의용군 유해 수습
외국인 참전자 유해 수습은 처음…"신원 규명한 뒤 유족에게 송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80여년 전 스페인 내전에서 전사한 외국인 부대 '국제여단' 소속 의용군의 유해가 유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우르데스 시우로 스페인 카탈루냐 법무부 장관은 "얼마나 많은 반파시스트 자원자가 카탈루냐에서 사라졌으며 그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이름이 뭔지 등을 알고자 한다"며 "평등과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 싸운 이에 대한 기억이 잊히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탈루냐에서는 내전에서 숨진 외국인 의용군 대부분이 아무런 표시가 없는 무연고 묘지에 묻혀있고 이중 상당수가 영국인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들 유해는 신원을 규명한 뒤 유족에게 송환된다.
스페인 정부 차원에서 자국 전사자의 유해를 수습하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외국인 의용군을 대상으로 한 작업은 카탈루냐 지방정부가 처음이다.
지난해 스페인 정부는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의 과거사 청산을 목적으로 한층 강화한 '민주주의 기억법'을 승인한 바 있다. 이 법엔 국가폭력 희생자 유해 수습, 쿠데타 찬양 발언 금지, 과거 사법 판결 재조사 등 내용이 담겼다.
이번 카탈루냐 정부의 노력을 계기로 외국인 의용군의 유해 수습 작업이 스페인 전역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더타임스는 내다봤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 총선으로 좌파 인민전선 정부가 들어서자 군인이었던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중심으로 한 우파 반란군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촉발됐다.
3년간 이어진 내전을 승리로 이끈 프랑코는 1975년 숨질 때까지 독재자로 군림하며 스페인을 철권통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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