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씨티그룹·골드만삭스, 잇따른 러시아 리스크 '손절'

입력 2022-05-03 15:56
美 씨티그룹·골드만삭스, 잇따른 러시아 리스크 '손절'

씨티 "러 소매금융 매각 협상 중"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은행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소매금융 사업 매각을 위해 "활발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레이저 CEO는 뉴욕에서 열린 밀켄 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 행사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신규 사업 개시나 새 고객 확보를 중단하는 등 사업과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축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계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씨티그룹의 러시아 소매금융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씨티그룹은 지난해 4월 아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13개국에서 소매금융 매각 등 출구 전략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3개국은 러시아를 포함해 한국, 호주, 중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이다.

그는 전날 콘퍼런스에선 이번 서방의 금융제재를 계기로 씨티그룹의 일부 국제 고객들이 무역·금융에서 '새 길'을 찾고 있다면서, 특히 중동 지역에서 서방의 금융 질서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낡은 글로벌 금융질서가 분열되고, 새로운 장(場)들의 출현이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도 러시아에 대한 신용 익스포저를 작년 말 6억5천만달러(약 8천231억원)에서 지난 3월 현재 2억6천만달러(약 3천293억원)로 60% 줄였다고 공시했다.

골드만삭스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사업 철수를 가장 먼저 발표한 은행이다.

앞서 지난달 골드만삭스 실적 발표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1분기에 3억달러(약 3천80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