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등 4곳서 발생한 ESS 화재 원인 '배터리 이상' 추정

입력 2022-05-02 18:30
해남 등 4곳서 발생한 ESS 화재 원인 '배터리 이상' 추정

3차 ESS 화재원인 조사 결과…해남은 고충전율이 위험 높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020~2021년 전남 해남 등 4곳에서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모두 배터리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일 이같은 내용의 '3차 ESS 화재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1, 2차 조사를 벌여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되자 학계와 연구기관, 공공기관, 협회 등의 소속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2020~2021년 발생한 화재 4건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현장 조사, 발화 배터리 분석, 자료조사, 실증실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단은 2020년 5월 27일 전남 해남에서 발생한 태양광 발전소 화재 원인을 배터리 내부 이상으로 추정했다. 조사단은 특히 고충전율 사용이 화재발생 위험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SDI[006400]의 배터리가 사용된 이 ESS의 당시 배터리 충전율은 95%로, '옥외 90% 이하' 기준을 초과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조사단은 또 단층촬영(CT)을 통해 발화된 배터리 셀 내부의 구리 집전체 융용 형상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안전관리자가 화재를 인지하고 소화하려고 했지만 화재가 확산됐다는 점을 지목하며 삼성SDI 배터리 내장 소화설비의 신뢰성에 대한 다각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고충전율이 화재 발생 위험을 높일 수는 있지만 충전율이 5%포인트 초과한 것이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의견을 냈다. 또 배터리 내장 소화설비 지적에 대해서는 "안전관리자의 추가 소화 활동이 소화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20년 9월 3일 충북 음성, 지난해 3월 11일 경북 영천, 같은 해 4월 6일 충남 홍성에서 각각 발생한 ESS 화재도 모두 배터리 내부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ESS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충북 음성과 경북 영천 화재는 모두 운영기록과 CCTV 분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다.

충북 음성 사고의 경우 운영 기록에서 셀전압 미세변동 이후 지락 고장(누전), 급격한 전압강하와 온도 상승 발생이 확인됐으며 경북 영천 사고에서는 배터리에서 연기가 난 후 누전이 발생했다.

특히 경북 영천은 운영기록 저장장치 고장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의 운영기록이 저장되지 않았고, 절연감시장치 번호설정 오류 및 에너지관리시스템과 CCTV 시간 불일치 등의 문제도 확인됐다.

충남 홍성 화재도 배터리 전압이상 발생 후 온도 상승 현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도 조사 결과에 동의했다고 조사단이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2018년 8월 이전 중국의 한 공장에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의 전극 공정 문제에 기인한 잠재적인 화재위험 요인을 조사단에 공개했으며,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배터리를 전수 교체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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