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덮친 모래바람…환자 속출·비행기 못 떠

입력 2022-05-02 16:29
이라크 덮친 모래바람…환자 속출·비행기 못 떠

"기후변화로 연간 ¾은 흙먼지 속에서 살아야 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1일(현지시간) 이라크에 짙은 황색 먼지를 동반한 강풍이 불어와 입원 환자들이 속출하고 비행기도 이륙을 못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수도 바그다드 거리와 차량에는 누런 먼지가 쌓였고, 운전자들은 시야 확보를 위해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다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 민간항공국 대변인 지하드 알-디완 씨는 "바그다드와 나자프 공항에서 먼지로 인해 비행기 이착륙이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시거리가 500m도 채 안 돼 항공기들은 날씨가 좋아져야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집안에까지 황색 먼지가 스며들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서는 모래바람이 밀려온 뒤 60여 명이 호흡기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 사막이 대부분인 서부 안바르주에서는 30명이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에서는 지난달에도 여러 차례 이런 모래바람이 덮친 탓에 바그다드와 나자프, 아브릴 등지 공항에서 비행기 이륙이 불발되고, 수십 명이 입원했다.

이라크 기상청의 아메르 알-자브리 씨는 가뭄과 사막화에 강수량마저 줄어 이런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앞서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이미 강수량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기온이 오르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이미 전란을 겪은 이라크에 사회경제적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본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11월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이라크의 수자원이 2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국영 통신사 INA는 지난 달 초 이라크 환경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라크는 1년의 4분의 3 가량인 연중 272일을 흙먼지 속에서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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