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요트 타고 세계일주 러시아 가족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당신의 꿈을 좇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난 8년 동안 요트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빈 한 러시아 가족의 이야기가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사는 안드레이 클로츠코프 부부는 두 딸과 함께 요트를 타고 지난달 27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도착했다.
남태평양 중부에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출발해 57일 동안 요트를 타고 온 것으로, 당초 계획했던 세계 일주를 마무리하는 순간이었다.
경제학자인 안드레이와 러시아문학 등을 가르치는 부인 마리나는 2013년 8만 유로(약 1억원)를 주고 요트 '레이디 메리'(Lady Mary)를 샀다.
마리나가 어릴 적부터 품어온 오랜 꿈인 세계 일주에 도전하기 위해 안락한 아파트 대신 요트를 산 것이다.
부부는 여행을 통해 첫째 딸이 앓는 천식도 호전될 것으로 생각했다.
여행에 앞서 안드레이는 요트를 운전하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웠고, 2014년 11월 가족들과 함께 바다로 향했다.
이들은 요트를 타고 지중해를 거쳐 대서양과 태평양을 통과하는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또 중간에 계획을 수정해 남미 최남단 혼곶과 아프리카 대륙 남서단 희망봉 등을 지나며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가족들이 함께 찾은 남극대륙에서는 펭귄과 함께 걷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항해 도중 폭풍우를 만날뻔한 적도 있으며, 남극 대륙 인근 바다에 떠다니는 큰 얼음덩어리 사이에 요트가 끼이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가족들은 여행 도중 휴식 등을 위해 종종 집이 있는 러시아로 돌아와 잠시 머물기도 했다.
안드레이 가족은 이번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원하고 노력한다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마리나는 "꿈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와 같은 것이다"며 "신이 나에게 꿈을 줬으면 그 꿈을 좇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 일주를 하며 겪은 일뿐만 아니라 '당신들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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