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기념품으로 챙겨온 불발 포탄에 이스라엘공항 '화들짝'

입력 2022-04-30 09:50
관광객이 기념품으로 챙겨온 불발 포탄에 이스라엘공항 '화들짝'

미 관광객 골란고원서 주워…'테러리스트다' 고함에 혼비백산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스라엘 국제공항에서 미국 관광객이 현지 관광지에서 주워온 불발 포탄을 수화물로 신고했다가 인근 승객들이 테러 공격으로 오인하고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 등은 28일(현지시간) 밤 한 미국인 가족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불발 포탄을 들고 나타나 대피 소동이 빚어졌다고 29일 보도했다.

공항에 도착한 가족이 비행기에 타기 전 수하물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포탄을 신고하면서 테러리스트가 공항에서 포탄을 터트리려 한다는 오해를 불렀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인 가족 중 한 명이 백팩에 있던 포탄을 공항 관계자에게 꺼내 보여주면서 여행용 가방에 넣을 수 있냐고 물었고, 이에 놀란 공항 직원이 포탄 주변에서 물러나라고 주변에 안내했다.

이 대화를 잘못 들은 한 승객이 "테러범 폭탄"이라고 소리 지르면서 대혼란으로 이어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당시 공항에 있던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전력으로 질주하거나 바닥에 엎드리는 등 혼비백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와중에 한 이스라엘 승객은 수하물용 컨베이어 벨트 위로 뛰어 올라갔다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혼란을 일으킨 미국인 관광객은 공항 당국의 조사를 받고 나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포탄을 안전하게 수거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골란고원을 관광하던 중 불발 포탄을 주워 기념품으로 집에 가져가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은 1967년 이집트의 티란 해협 봉쇄와 이스라엘 선박 통항 금지 조치를 계기로 촉발된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자국과 시리아 사이의 골란고원 등을 점령했다.

이는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이스라엘은 군사 요충지인 골란고원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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