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돈바스 집중 공세에도…"24시간 동안 진전 없어"

입력 2022-04-29 12:18
수정 2022-04-29 13:35
러시아군 돈바스 집중 공세에도…"24시간 동안 진전 없어"

우크라 언론 "러 총참모장 이지움 공세 직접 지휘" 주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공세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동부 전선 거의 전역에 포격을 퍼붓고 지상 병력을 투입하고서도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큰 전과를 올리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전황 분석 자료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따라 포격과 소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24시간 동안 어떠한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남서쪽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이는 슬로뱐스크 직통로 상의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우회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또 이지움 방면 공세를 지원하기 위해 벨고로드에 러시아군 추가 증원이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이지움 방면 공세를 직접 지휘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고 ISW는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언론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7일 익명의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이미 현지에 도착해 '작전 및 전술 차원'에서 공세를 지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군이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의 총사령탑으로 임명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 군관구 사령관 아래에서 명령 체계를 일원화한다는 계획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SW는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이지움 공세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러시아군의 통상적 지휘계통이 와해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돈바스 전선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이날 "적들이 공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점령군이 거의 모든 방향에서 극심한 사격을 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은 이지움과 하르키우를 잇는 고속도로상의 전략적 요충지인 슬로보잔스케와 도네츠 지역 근처에 공격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패퇴했지만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군을 재편성, 전력을 상당히 회복했고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상당 부분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돈바스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잇는 전략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에서 배수진을 친 채 농성하는 우크라이나군 일부를 제외하면 전 지역을 점령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는 민간인과 부상병 등을 마리우폴 바깥으로 대피시키기 위한 휴전을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편,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5월 9일 전승절(2차 대전 승전 기념일) 기념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이와 무관하게 기념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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