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유엔 "백신 접종 차질로 1∼2월 홍역 발병자 80% 급증"
어린이 더 취약…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환자 더 증가 우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국제보건기구(WHO)와 유엔 국제 아동 구호기금(UNICEF)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홍역 발병 사례가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CNN에 따르면 두 기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 1월부터 2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1만7천338명이 홍역에 걸린 것으로 보고됐다"며 "지난해 첫 두 달 동안 홍역 발병자 9천665명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두 기구는 특히 아프리카와 동지중해 지역에서 21건의 "대규모의 파괴적인" 돌발 발병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의 파장과 백신 수급 불평등, 일반 감염병 백신 접종 예산의 전용으로 많은 어린이가 홍역 등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구는 아울러 여러 나라와 도시들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서 홍역 환자가 더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서린 러셀 UNICEF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고 사회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어린이들이 일반 감염병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홍역과 같은 질병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2천300만 명의 어린이가 아동 백신 접종 혜택을 받지 못했고,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내란으로 어린이들에 대한 일반 백신 접종이 지장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4월 1일 현재 43개국에서 백신 접종 계획 57회가 지연돼 2억300만 명이 백신을 맞지 못했으며 이중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다.
또 19차례 홍역 백신 접종이 지연돼 홍역에 노출된 어린이는 7천300만 명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가 지난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1∼2021년 유치원 아동에 대한 홍역 백신 접종율이 93.6%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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