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야외수영장 수온 2도 낮춘다…러 가스 위협에 대처
베를린 16개 야외풀 수온 하향…"가스 수입 줄이는데 기여 목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독일이 야외 수영장 수온을 2도 낮추는 등 아이디어를 동원해 에너지 절감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주 개장하는 베를린의 16개 야외 수영장의 수온은 예년보다 2도 낮게 운영될 예정이다.
야외 수영장은 춥고 긴 겨울을 난 시민들이 여름에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인기 레저 활동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방문자는 100만명까지 떨어졌지만, 2018년에는 200만명이 찾았다.
이들 수영장의 지난해 여름 평균 수온은 22∼24도였으나, 올여름엔 20∼22도로 운영되는 셈이다. 이들 수영장의 수온을 맞추는 데엔 가스가 연료로 사용된다.
유럽 최대 공공 수영장 운영업체인 베를리너 베더-베트리베 측은 "가스 수입을 줄이는데 기여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는 가스 가격 인상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 베를린 상원과 조율된 '정치적 성명'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루블화로 가스 대금을 결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로 위협하는 상황에 맞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치적 논의를 거쳐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
독일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는 35%에 달한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동참 차원에서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졌지만,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탓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러시아의 가스공급이 중단되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까지 감소할 것으로 독일 연방은행은 보고 있다. 올해 GDP가 2% 감소하는 데 이어 가스 부족이 정점에 달할 올 겨울이 지나 내년에도 추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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