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2만명 피살설' 마리우폴서 또 집단매장지 포착
매장지 길이 60m였다가 한달새 200m로 확장
세번째 집단무덤 정황…"주민, 무차별 공격에다 강제노동까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최대 민간인 2만여명이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근처에 또 다른 집단매장지가 포착됐다고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미국 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가 제공한 사진을 제시하며 마리우폴에서 약 8㎞ 떨어진 마을 스타리크림에서 집단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마리우폴 인근 마을 만후시와 비노라드네에 있는 공동묘지 근처에서 구덩이가 무더기로 발견된 데 이어 세 번째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매장터는 전체 길이가 한 달 새 3배가량 증가했다.
마리우폴 시의회에 따르면 이 구덩이들은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한 이후 지난달 24일에 나타났고 당시 그 길이가 60∼70m에 달했다.
이달 7일자 사진에서는 일부 구덩이가 흙으로 덮여있었고 매장지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24일에는 새 구덩이가 추가로 확인됐고 전체 길이를 합치면 200m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러시아 침공 이후 마리우폴 주민 약 2만명이 숨졌다는 우크라이나 당국 추산치를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사실상 장악했으나 전투는 아직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이첸코 시장은 "마리우폴 상황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러시아군이 우리 요새 아조우스탈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사실상 장악한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마지막 저항 거점으로 삼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다.
보이첸코 시장은 "대피를 시작하기 위해선 휴전이 필요하지만 불행하게도 휴전은 없는 상황"이라며 "안에선 식량이 떨어지고 있고 마실 물도 거의 없다. 이건 인도주의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25일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민간인 대피를 위해 전투를 일시 중단하고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는 양국 간 합의가 없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부인했다.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의 민간인 대피에 관여하는 데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현지 마리우폴 주민들이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숨졌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대가로 장시간 노동에도 시달렸다고도 전했다.
그는 "주민들이 음식과 물을 얻으려면 몇 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지금 마리우폴에서 인도주의 물자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주민들은 강제로 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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