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수 소식에 직격탄…트럼프 '트루스 소셜' 주가 폭락
앱부진·당국조사에 설상가상…트럼프 "계정 복원돼도 안 옮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5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SNS 플랫폼 회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SNS '트루스 소셜' 운영 회사와 합병할 예정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디지털월드에퀴지션'(DWAC)의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12.9%나 떨어진 주당 35.71달러로 마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팔로워가 8천800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 11월 대선 패배 불복 이후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하자 자신의 지지자인 보수층을 겨냥해 트루스 소셜이란 독자 SNS 출시를 준비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약 10달러 수준이던 DWAC 주가는 트루스 소셜과 합병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뒤 폭등을 거듭해 지난달엔 주당 97.54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DWAC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머스크가 지난 4일 트위터 인수 의향을 밝히기 직전 DWAC의 주가는 63.25달러였다.
이날 주가는 그때와 비교해 43.5% 빠졌고, 최고치에 비해선 63.4%나 하락했다.
DWAC의 주가 하락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해온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정지 상태를 해제하고,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과 무관치 않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시장전략가인 매튜 케네디는 CNN방송에 트위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면 굳이 트루스 소셜을 다운로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트루스 소셜이 지난 2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시작했지만, 대기자가 길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 등 생각보다 많이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은 DWAC의 합병 추진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 상황에 따라 합병이 늦어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트루스 소셜 개발을 이끈 데빈 누네스 전 공화당 하원의원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회사를 그만두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출시 초기에 100만 명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지만 기술적 결함 등이 빈발하면서 지금은 관심이 사그라든 상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마디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트위터와 대적할 SNS를 꿈꿨던 트루스 소셜에 엎친데덮친 격으로 큰 악재가 됐다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루스 소셜에 대한 반응이 트위터보다 훨씬 더 좋다"며 "나는 트위터로 가지 않고 트루스 소셜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은 개인 거래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면서도 소셜 미디어의 허위정보 유포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문에 "우리 걱정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트위터를 포함해 허위 정보를 확산하는 SNS 플랫폼의 힘에 대한 우려를 줄곧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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