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그린플레이션' 고조…친환경 금속 재활용 늘려야"
벨기에 루벤대 연구진 "청정에너지 전환 수요, 공급 초과해 인플레 유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유럽연합(EU)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재료인 주요 금속 소재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활용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금속협회(Eurometaux) 의뢰로 벨기에 루벤대(KU Leuven) 연구진이 25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세계적인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구리, 코발트, 리튬, 니켈, 희토류 등의 채굴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2035년 전까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각국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앞다퉈 수립하면서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리튬과 희토류 등 금속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탄소중립이 관련 원자재 수요를 늘려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이다.
EU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와 풍력 터빈 등을 제조하기 위한 막대한 양의 금속과 광물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유럽은 2050년까지 전기차와 배터리 등을 생산하기 위해 35배 많은 리튬과 7∼26배 많은 희토류를 확보해야 한다며 "곧 닥칠 주요 금속의 공급 부족을 어떻게 메꿀 것인지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등의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금속 소재의 정제 산업은 대부분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장악하고 있다. 유럽은 알루미늄과 니켈, 구리 등의 금속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진은 자동차와 풍력터빈 등의 고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2040년께부터는 재활용이 소재 부족 사태를 막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고 분석했다.
또 유럽이 당장 막대한 투자에 나서 병목현상을 해결한다면 2050년에는 재활용을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금속의 40∼75%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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