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식용유 수출금지에 농민단체도 "한시적이어야"
28일부터 수출 중단 팜유 제품 유형 '초미의 관심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는 28일부터 식용유와 원료물질 수출 중단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팜유 기업들에 이어 농민단체도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25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팜유농민연합(SPKS)은 전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한시적 수출 중단 결정은 식용유를 적당한 가격에 전국에 고르게 유통하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는 팜유 기업들이 국내 수요 충족의 의무를 망각하고 수출만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한시적 수출 금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도네시아 팜유농민연합은 현지 정부 결정에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식용유 등 수출금지 조치에 '한시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강조했다.
앞서 팜유기업 단체인 인도네시아 팜유협회(GAPKI)도 "수출 금지 정책이 한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만약 길어지면 팜유 회사뿐만 아니라 생산 농가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내놓았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식용유 등 수출금지 정책이 길어지면 국제시장 가격 급등은 물론 인도네시아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다른 식용유 생산국가에만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월평균 전체 팜유 수출액은 30억 달러(3조7천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팜유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인 'RBD 팜올레인'의 월평균 수출액은 27조 루피아(2조3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팜유농민연합은 이미 일부 팜유 정제기업들이 팜 열매 구매가격을 깎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28일부터 식용유와 원료물질 수출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국제시장에서는 수출 중단 기간과 적용 품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코위 대통령은 내수시장에 안정적 공급을 이유로 내세워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의 수출 중단을 발표했을 뿐, 수출이 금지되는 정확한 팜유 제품의 종류와 적용 기간을 내놓지는 않았다.
팜유는 팜 나무의 열매를 쪄서 압축 채유해 만든 식물성 유지다.
팜유는 식용유, 가공식품 제조에 쓰이는 것은 물론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 들어간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등 수출 중단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 식용유 가격을 더 치솟게 하고, 라면과 과자, 초콜릿 등 줄줄이 식료품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1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수 공급을 위해 석탄 전면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가 1월 하순부터 내수 공급 이행 업체에만 수출을 허가했던 것처럼 식용유 등 수출 금지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한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등 팜유 제품 수출액이 워낙 크고, 전체 팜유 생산량에서 내수용 식용유 필요량을 빼고도 워낙 많은 양이 남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파동'은 팜유 기업과 유통업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해외시장 수출에 집중하면서 벌어진 상황인 만큼 업자들이 내수시장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춰야 해결될 수 있다.
CNBC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들은 조코위 대통령 발표 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식용유 판매가를 낮춘 '프로모션'이 속속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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