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통한 자금세탁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대비 필요"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서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을 통한 자금세탁 거래가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금융연구원 김현태 연구위원은 24일 '탈중앙화금융 관련 자금세탁 예방을 위한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의 경우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의 위험이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탈중앙화금융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거래소 등 중개인의 개입 없이 컴퓨터 코드로 제어되는 '스마트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각종 금융 거래를 말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불법 거래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 주소에서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으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약 9억달러로, 1년 전보다 20배가량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불법 거래 연루 지갑으로부터 나온 자금의 절반가량이 가상자산 거래소로 향하고 있으나, 최근 추세를 보면 자금세탁 거래 중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세탁 규모는 약 86억달러로, 1년 전(66억달러)보다 30% 늘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 규모 대비 1%가 되지 않지만, 향후 적절한 방지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빠른 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의 경우 운영진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용자의 신원 확인이나 자금세탁 방지 의무 이행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해당 플랫폼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는지를 먼저 점검한 뒤, 그렇지 않다면 자금이 유출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을 식별하기 위한 블록체인 분석기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투자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의 지갑 주소만으로는 소유자의 인적 사항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 패턴을 분석해 복수의 지갑 주소를 사용한 단일한 거래 주체를 파악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부가적인 정보를 활용해 실제 소유자를 찾아내는 분석 기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실질적 운영 주체와 소재지를 식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을 예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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