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에서 살아남기"…WP, 탈북민 지원단체 우리온 소개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탈북민들은 20세기 초에서 21세기로의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틴포스트(WP)에 실린 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인 우리온 박대현 대표의 말이다.
WP는 이날 자 인터넷판에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도하며 이를 돕기 위해 탈북민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결성된 우리온의 역할을 상세히 보도했다.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많은 일들이 이뤄지는 자본주의의 나라 한국에서 살아남기는 인터넷조차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탈북민들에게 극도의 노력을 요하는 역경의 연속이라고 WP는 전했다.
통일부에서 북한이탈주민 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한국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에 머무를 뿐, 청년 실업과 치솟는 집값에 신음하는 고단한 한국 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데는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별도의 탈북민 정착 지원을 위해 한국 내에만 40여개 넘는 단체가 존재하지만, 산재하는 단체들을 하나로 묶는 일종의 포털 역할을 할 구심이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고민은 시작됐다고 한다.
특히 탈북 직후 몇년 동안의 기간이 탈북민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이고,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일부가 재탈북을 선택하기까지 하는데도 정작 이 시기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를 얻는 것"이라며 "그들은 IT나 인터넷, 이메일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다"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초기 몇년 간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을 통해 정보 교류를 지원했고, 이후에는 정착에 성공한 젊은 탈북민들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기부로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들은 또 탈북민 데이터베이스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당사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 수요를 파악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생활 및 일자리 구하기와 관련한 도움도 제공한다.
현재 관련 단체 가운데 3번째 규모인 우리온은 탈북자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허브로서 기능을 톡톡히 하며 탈북민의 잠재력을 해외로 알리는 해외로 알리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본인 스스로 북한에서 넘어왔지만 영국에서 몇년간 체류하며 영어를 비롯해 정보기술(IT) 등에 적응한 박 대표는 "우리 집단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며 "해외로 영역을 확장할 때"라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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