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관식' 준비 본격화…남부 광시서 첫 '충성맹세'
시주석, '공개 지지선언' 나온 광시서 당대회 대의원 피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대관식'을 향한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이 하반기 제20차 당 대회(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할 대표로 선출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당 대회 분위기를 띄웠고, 시 주석에 대한 공개 지지 표명으로 해석되는 발언이 지방 수장으로부터 나왔다.
23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21∼22일 중국 남부의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열린 공산당 광시 대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20차 당 대회 대표(대의원 개념)로 선출됐다. 이 소식은 인민일보 23일자 1면 톱기사로 다뤄졌다.
5년 주기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열릴 예정인 당 대회는 2012년부터 최고지도자로 재임 중인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무대다. 2018년 헌법상의 국가주석직(임기 5년) 3연임 제한 규정이 철폐된 이후 관측통들은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당 총서기로 유임됨으로써 전임 장쩌민·후진타오 시기 최고 지도자의 '10년 집권' 전통을 넘어 장기 집권으로 나아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부터 최고지도자도 지역에서 선출된 대표 자격으로 당 대회에 참석해왔기에 시 주석이 이번에 광시의 당 대회 대표로 선출된 사실 자체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선출을 전후로 나오는 공산당의 메시지는 시 주석의 연임 가도가 본격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만장일치로 20차 당 대회 대표로 선출된 것은 광시의 250만여 당원, 15만여 기층 당 조직의 공통된 희망과 시 총서기에 대한 5천700만 광시 각 민족 간부 대중의 충심·애정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는 게 광시 대표들의 생각"이라고 썼다.
인민일보는 이어 시 주석의 당 대회 대표 피선은 "위대한 부흥의 조종사를 따라 분발함으로써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무수한 인민들의 공통된 마음과 강렬한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광시 대표들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한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시 주석의 당 대회 광시 대표 피선에 대해 "시 주석이 당 총서기로 선출될 가능성이 100%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확고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17년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구이저우성의 당 대회 대표로 선출됐던 시 주석이 이번에는 광시 대표로 선출된 배경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일보 온라인판에 따르면 지난 18일 광시 당 위원회의 류닝 서기는 위원회 전체회의 결과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전체회의는 '두 개의 확립'을 깊이 깨닫고 '두 개의 수호'를 결연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이 시 주석의 집권 연장에 대한 공개적 지지 메시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의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하고,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를 수호하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결연히 수호한다는 의미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집권기 중국 지도부의 운영 원칙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결국 류닝 광시 당 서기가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둔 국면에서 시 주석 집권 연장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창'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시 주석이 류닝 서기가 이끄는 광시의 당 대회 대표로 선출된 것이 류 서기의 시 주석 공개 지지 표명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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