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 "러시아 가스 끊으면 경제침체 빠질 수도"

입력 2022-04-23 10:47
독일 중앙은행 "러시아 가스 끊으면 경제침체 빠질 수도"

"GDP 작년 대비 2% 감소" 전망…일각선 "코로나 첫해보다 양호하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독일 중앙은행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2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독일 중앙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즉각 차단하면 올해 독일은 1천650억 유로(221조9천억)의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국내총생산(GDP)이 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어 제조업에 치중해 있는 독일 경제는 앞으로 몇 년간 가스 부족에 따른 고통스러운 결과를 느낄 것이라며 "게다가 물가상승률은 더 오랜 기간 상당히 더 높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전 러시아 천연가스는 독일 사용량의 55%를 차지했다. 이 중 약 3분의 1은 철강과 화학 등 산업 생산에 사용됐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 가스를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워지면서 "천연가스값도 최고로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는 러시아 전쟁 경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끊기 위해 치러야 할 경제적 대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독일 중앙은행의 보고서를 긍정적인 뉴스로 받아들였다.

독일의 대표적인 보수 유력 신문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경기 침체는 코로나 위기 때보다 덜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것은 정부가 스스로 정당화하도록 압박을 가한다"고 썼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독일의 GDP는 전년 대비 4.6% 곤두박질쳤다. 최근 10년간 최악의 성장률이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2.9% 상승 전환했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고, 원유 수입 중단도 준비 중이다. 다만 가스 수입 중단은 독일에 대한 우려로 논의가 정체돼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러시아 원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대량 실업과 가난뿐만 아니라 집에 난방할 수 없고 휘발유가 부족한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공포는 구체적인 경제 모델보다는 산업 로비스트들의 정치적 직감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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