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위기의 르쌍쉐…1분기 생산 작년보다 줄어 18년만에 최소
1분기 12만3천대 생산…반도체 수급난 영향받았던 작년보다 2.1%↓
내수판매도 외환위기 이후 최소…상하이 봉쇄 등으로 부품수급 차질 우려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쌍용차[003620]와 한국GM, 르노코리아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과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1분기 생산량이 1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이들 3사가 생산한 완성차는 총 12만3천362대로 작년 같은 기간(12만5천985대)에 비해 2.1% 감소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04년(12만210대)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1분기 내수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9.9% 감소한 3만4천538대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3만1천848대) 이후 최소 기록이다.
쌍용차와 한국GM, 르노코리아차는 지난해 한 해 전체적으로도 43만3천96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24.7% 감소했다. 이는 르노코리아차(구 르노삼성차)가 출범하기도 전인 1994년(38만6천882대)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3사의 연간 생산량은 2014∼2017년 90만대 선에서 2019년 70만대 선까지 내려온 뒤 2020년에는 57만6천270대까지 떨어지는 등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 1분기와만 비교하면 한국GM은 30% 이상 줄고 쌍용차와 르노코리아차는 오히려 늘었지만 이 두 회사의 경우 공장 가동 차질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이례적으로 생산량이 적었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평년 1분기보다는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령까지 겹쳐 부품 수급 차질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상하이 봉쇄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다음달부터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의 공장 가동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품 하나라도 빠지면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운 자동차의 특성상 협력업체들이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 연쇄적인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의 영향권에 들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1분기(8만6천399대)보다도 30.1%나 감소한 6만408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한국GM 부평1공장의 경우 이달 들어 기존 2교대 근무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하고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였는데 이는 트레일블레이저용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뒤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작년보다 34.0% 늘어난 2만3천460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초 일부 협력사들이 납품 대금 결제를 요구하며 부품 공급을 중단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르노코리아차는 내수 판매와 수출 감소로 생산라인 근무를 주간 1교대로 축소했던 작년 1분기보다는 78.9% 늘어난 3만9천494대를 생산했다.
쌍용차는 그간 1분기에 3만대 이상의 생산량을 유지해 왔지만 2020년 이후에는 1만~2만대 선에 그쳤고, 2018년까지 1분기에 6만대 이상을 생산했던 르노코리아차는 2019년부터 2만~3만대 선으로 떨어진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장 부품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한국GM과 르노코리아차의 경우 반도체 등 부품 물량 배정에서 다른 글로벌 공장에 밀리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현대차[005380]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중국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의 공급이 막히면서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78만1천104대)보다 8.9% 감소한 71만1천845대를 생산했다.
60만대 선까지 떨어졌던 2020년에 비해서는 생산량이 늘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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