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1분기 이익 5조원 첫 돌파…금리상승에 마진 '쑥'
작년 급증한 대출에 금리 오르고 이자 싼 예금에 돈 몰린 영향
분기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달래기' 정책도 잇따라 내놔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오주현 기자 =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크게 불어나면서 주요 금융그룹이 지난 1분기(1∼3월) 일제히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금융그룹들은 크게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분기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KB·신한 1분기 순익 1조4천억원 넘어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5조2천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이자 처음 분기당 이익 합계가 5조원을 넘어섰다.
개별 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 KB금융[105560] 1조4천531억원 ▲ 신한금융 1조4천4억원 ▲ 하나금융 9천22억원 ▲ 우리금융 8천842억원 ▲ NH농협금융 5천963억원이다.
KB·신한·우리금융의 순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각 14.4%, 17.5%, 32.5% 늘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고, 하나금융도 역대 가장 많지는 않지만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유일하게 NH농협금융만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1.34%(81억원) 소폭 뒷걸음쳤다.
◇ 1분기 이자이익 6.3∼22.7% 늘고 순이자마진도 0.5%p 안팎 뛰어
이처럼 주요 금융그룹의 이익이 급증한 가장 중요한 배경은 금리 인상에 따른 마진 확대다.
올해 들어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이미 가계·기업 대출이 많이 늘어난데다 이 상태에서 최근 네 차례나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시장금리도 뛰어 대출금리가 오르니 금융그룹이 받는 이자가 불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최근 부동산·주식·가상화폐 시장이 부진한 영향으로 수시입출식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즉 은행이 낮은 이자만으로 유치할 수 있는 예금으로 돈이 몰리면서 마진은 더 커졌다.
실제로 1분기 각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 KB금융 2조6천480억원 ▲ 신한금융 2조4천876억원 ▲ 하나금융 2조203억원 ▲ 우리금융 1조9천877억원 ▲ NH농협금융 2조1천94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각 18.6%, 17.4%, 17.3%, 22.7%, 6.3%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경우 1분기 각 1.91%, 1.66%로, 작년 4분기 1.85%, 1.61%보다 각 0.06%포인트(p), 0.05%포인트 올랐다.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의 NIM(1.89%, 1.51%)도 지난해 4분기 1.83%, 1.45%보다 각 0.06%포인트씩 상승했다.
◇ KB "분기배당 정례화" 신한도 올해 매분기 배당할 듯…하나, 자사주 1천500억원 소각
주요 금융그룹은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의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전성 확보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당 등을 충분히 늘리지 못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오전 이사회에서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아예 정례화하기로 의결했다. 올해 1분기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됐다.
서영호 KB금융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분기 배당 정례화 결정은 배당 가시성을 높이고 선진적 주주환원 시스템을 발전시키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은 5월 초 지급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1분기뿐 아니라 올해 나머지 분기에도 지속적으로 배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에도 균등한 분기 배당을 할 계획"이라며 "지난 3월 발표한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주주에게 지속해서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이사회는 이날 1천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은 2005년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15년간 이어온 중간배당 전통을 계승하고 주주환원정책을 다변화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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