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자, 美상장 중국기업 회계감독권 갈등해소 가능성 시사
"머지 않아 합의되면 미 회계감독기구 중국 내 합법 조사 가능"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자가 알리바바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독권을 둘러싼 미중 양국 정부 간 갈등 해소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22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차관급)은 전날 밤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미중 회계감독 갈등 문제와 관련해 "매주 기본적으로 한 차례 화상 협의가 진행되는 등 중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에) 세부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팡 부주석은 "머지않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중국에서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중국 회계법인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양국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계 감독권 문제를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벌여왔다.
미국 회계 감독 기구인 PCAOB는 자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나라 기업의 외부감사 자료를 직접 확인하는데 유독 중국만이 국가 주권을 앞세워 자국 기업 대상 감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갈등의 근본 원인이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린 루이싱커피의 대규모 회계 조작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에 더는 예외를 인정해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다.
결국 미국은 2020년 말, 자국 회계기준을 3년 연속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했다.
중국 정부가 양보하지 않는다면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 등 200여개에 달하는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이 2024년부터 줄줄이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정부가 '외국회사문책법'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바이두, 웨이보 등이 포함된 상장폐지 예비 리스트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대상 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까지 크게 흔들리자 중국 정부는 체면을 지키면서도 미국 당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서서히 몸을 돌리는 분위기다.
중국 증감위는 지난 2일 해외 증권 발행 규정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해외 상장 자국 기업의 회계 감사를 자국 감독 기구만 수행할 수 있다는 명문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미국에 일부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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