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내각 첫 외교청서도 '독도=일본 땅' 억지 되풀이(종합)

입력 2022-04-22 13:49
日 기시다 내각 첫 외교청서도 '독도=일본 땅' 억지 되풀이(종합)

"韓 독도 불법 점거" 5년째…'한국=중요한 이웃 나라' 표현 유지

韓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 철회해야" 항의





(도쿄·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김동현 기자 =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2022 외교청서'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22일 열린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격)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외무성은 최근 국제정세와 일본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백서인 외교청서를 매년 4월 하순께 발표한다.

올해 외교청서에도 일본이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는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담겼다.

아울러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억지 주장도 담겼다.

올해 외교청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 관련 표현은 작년 외교청서와 똑같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은 2018년 외교청서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5년째 유지됐다.



한국에 대해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을 올해도 유지하면서 "한일 관계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나 이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국가 관계의 기본"이라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이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가겠다"고 한일 역사 갈등 현안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외교청서에 담긴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외교부 청사로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이런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올해 일본 외교청서에는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과 관련해 "일본 고유의 영토이지만 러시아에 불법 점거돼 있다"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쿠릴 4개 섬에 대한 '일본 고유의 영토' 표현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불법 점거' 표현은 2003년 이후 19년 만에 재등장한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일 관계 악화로 쿠릴 4개 섬 관련 협상 전망이 보이지 않음에 따라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무력 행사의 금지, 법의 지배라는 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2022년 들어 매우 잦은 빈도로, 새로운 양태로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일본,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비 증강과 군사 활동 확대에 대해서는 "일본을 포함한 지역과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상 강한 우려 사항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정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압도적인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을 바탕으로 선진 민주주의 국가와 함께 주도력을 발휘해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지지하는 시대에서 미·중 경쟁, 국가 간 경쟁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교도통신은 "냉전 후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청서의 아시아·대양주 지역 기술은 작년까지 '한반도', '중국·몽골 등', '동남아시아' 순이었지만, 올해는 '중국·몽골 등'이 '한반도'보다 먼저 기술됐다.

교도통신은 이에 대해 "패권주의적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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