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스리랑카, 인도·방글라서 10억불 지원 확보 '숨통'

입력 2022-04-21 13:52
수정 2022-04-21 22:15
'디폴트' 스리랑카, 인도·방글라서 10억불 지원 확보 '숨통'

IMF 지원까지 6개월 버텨야…"중국, UAE, 일본 등과도 접촉"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스리랑카가 인도, 방글라데시 등으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추가 긴급 지원을 얻어냈다.

G.L. 페이리스 스리랑카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인도가 5억달러(약 6천200억원)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며 "방글라데시는 4억5천만달러(약 5천5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관련 상환을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보도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페이리스 장관은 인도는 이미 25억달러(약 3조1천억원)를 지원했으며 이번에는 연료 구매용으로 추가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스리랑카는 두 나라로부터 총 9억5천만달러(약 1조1천700억원) 상당의 긴급 지원을 받는 셈이라 무너지고 있는 경제가 잠시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페이리스 장관은 "IMF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앞으로 약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이에 필수품 공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도는 물론 중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등 여러 나라와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자국 화폐 발행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 수렁으로 빠졌다.

외화가 부족해지면서 석유, 의약품, 종이, 식품 등 생필품난이 이어지고 물가는 연일 급등하는 등 민생은 파탄 상황으로 몰렸다.

결국 정부는 이달 초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까지 선언한 상태다.

스리랑카의 외화 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9억3천만달러(약 2조4천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알리 사브리 스리랑카 재무장관이 이끄는 협상팀은 미국에서 IMF 측과 협상 중이다.

와중에 정권을 장악한 라자팍사 가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에 의원내각제가 가미된 체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형제가 실권을 틀어쥐고 통치 중이다.

지난 19일에는 중부 람부카나 지역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시위 첫 희생자가 발생하자 고타바야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경찰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며 "국민의 평화 시위 권리는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민심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 18일에는 "나라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IMF와 더 일찍 접촉했어야 했다"며 경제 위기를 초래한 정책적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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