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미, 러 핵무기 사용 우려…국방장관 주 2~3회 동태 보고받아

입력 2022-04-20 23:59
[우크라 침공] 미, 러 핵무기 사용 우려…국방장관 주 2~3회 동태 보고받아

실제 사용 가능성 1% 내외로 보지만 냉전 이후 핵 위협 최고 수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여전히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핵심 국방 인사들이 미국의 핵무기와 핵 방위를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으로부터 러시아 핵무기 관련 동태를 주 2, 3회 보고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아직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는 어떤 움직임의 징후도 포착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한 우려가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높다고 CNN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 태세를 강화한 이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지난달 26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충돌 위험은 분명히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국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핵 억제력이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이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도 밝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런(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최근 조지아텍 강연에서 "러시아가 지금까지 군사적으로 직면한 차질과 좌절을 감안할 때 전술 핵무기 또는 저위력 핵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누구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정하며 재래식 무기에 한정해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인 19일 인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핵무기 사용에 반대해 왔다며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만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 역시 러시아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자체는 1% 내외로 현실화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어느 때보다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전제 아래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처드 전략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 하원 군사위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미국의 핵 지휘 및 통제가 역사상 가장 보호받을 수 있고 탄력적인 진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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