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美와 공조' 멕시코 마약 특수부대 '돌연' 해체
"미, 멕시코 내 범죄조직 검거·처벌 어려워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멕시코가 마약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25년간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오던 특수부대를 해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1997년 설립된 이 부대는 멕시코 특수수사대(SIU) 중 하나로, 미국이 확보한 마약 유통 관련 정보를 멕시코 정부와 공유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에 정통한 한 DEA 요원은 멕시코 정부가 작년 4월 이 부대의 해체 방침을 알려왔다고 밝혔고, 또 다른 소식통도 이 부대가 해체됐다고 확인했다.
멕시코 공안부는 그러나 로이터 통신의 확인 요청에 언급하지 않았고, DEA 역시 언급을 거부했다. 로이터는 멕시코가 왜 이 부대의 해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부대는 2016년 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 검거 등 굵직한 사건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멕시코의 가장 뛰어난 마약 단속 조직으로 평가받았다.
로이터는 이 특수부대의 해체로 인해 미국이 멕시코의 마약 범죄 조직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멕시코에서 수사권이 없지만 마약 전담 특수부대를 통해 멕시코 마약상 소탕 작전을 벌이는 등 사실상 직접 관여해 왔다.
이 요원은 "이는 우리가 수십 년 동안 함께 만들어 온 '다리'를 산산조각 낸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전 세계 수십억 달러 마약 거래의 진원지 중 한 곳이며 특히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의 주요 공급원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멕시코 조직에 의해 생산된 새로운 합성 마약으로 인해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DEA 전 요원은 조직범죄 단체를 추적하는 부대를 폐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멕시코가 자기 발에 총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마약조직은 지난해 현지에서 발생한 3만3천건의 살인사건에 대부분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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