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국 반도체 생산 3년만에 감소…공급망 교란 탓

입력 2022-04-19 10:39
1분기 중국 반도체 생산 3년만에 감소…공급망 교란 탓

3월 자동차 생산도 4.9%↓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중국의 1분기 반도체 생산이 3년 만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시작한 상하이 봉쇄의 영향으로 반도체 생산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지난 18일 발표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집적회로(IC) 생산량은 작년 동월 대비 5.1% 감소한 285억개였다. 1∼2월 생산은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807억개로 집계됐다.

분기별 반도체 생산이 줄어든 것은 2019년 1분기(-8.7%)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여행 제한은 물류에 악몽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미국 정부가 아시아 동맹들과 산업 동맹을 구축하려는 와중에 중국의 반도체 산업 확장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자국의 최대 약점인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직접 투자, 파격적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전폭 지원하면서 '반도체 자급'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 반도체 컨설팅회사 윌리엄 왕은 "상하이의 최근 봉쇄는 많은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물류와 공급망을 교란해 반도체 업계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불안정은 기업들이 발주에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투자를 더욱 제한할 것"이라며 "강력한 금융 부양책 없이는 반도체 생산 감소가 단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중신궈지)의 핵심 생산 시설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차질로 일부 부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반도체 생산 감소는 자동차 생산 감소와도 맞물렸다.

중국의 3월 자동차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9% 감소한 240만대로 나타났다.

중국의 여러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공급망 붕괴에 따른 생산 차질을 토로했다.

지난달 전기차업체 니오(웨이라이)의 공동창업자 윌리엄 리는 니오의 차 한 대당 각기 다른 약 1천개의 반도체가 사용되는데 현재 그중 10%에 달하는 100개 종류의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기차업체 샤오펑(Xpeng)의 공동창업자 허샤오펑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에 "상하이의 봉쇄에 따른 공급망 붕괴가 곧 해결되지 않으면 자동차업체들이 5월에 모든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화웨이 인텔리전트 차량 솔루션·소비자 부문 위청둥 CEO는 지난 15일 "상하이 생산시설이 조업을 재개하지 않는다면 5월 이후 과학기술과 공업 분야의 모든 공급망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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