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영공 피해서 가려니 연료소모 증가…항공권 가격 '들썩'

입력 2022-04-19 04:47
수정 2022-04-19 07:04
[우크라 침공] 러 영공 피해서 가려니 연료소모 증가…항공권 가격 '들썩'

9시간 소요 도쿄-헬싱키노선 북극항로 이용 땐 13시간…운항 편수도 급감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생존의 위기까지 몰렸던 여행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또 다른 타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항공업계가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함에 따라 고유가로 들썩이는 항공권 가격이 더 불안정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최단기간 항로 대신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이 늘어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된다. 이는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노선은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노선이다. 러시아 영공을 피해갈 경우 북극항로를 사용해야 한다.

WSJ은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의 헬싱키-도쿄 노선을 예로 들었다.

현재 핀에어 AY73은 헬싱키에서 이륙한 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해 도쿄까지 약 9시간을 비행한다.

그러나 러시아 영공을 피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은 4시간이 늘어 총 13시간이 소요된다.

비행시간의 증가는 항공 스케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헬싱키와 도쿄의 편도 비행에 9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 짜인 핀에어의 전체 항공 시간표에 수정이 필요하게 됐다.

핀에어는 현재 일본 내 5개 목적지에 주 40편을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비행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내 목적지는 1개로 줄였고, 운항 편수도 7편으로 축소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도 매일 2편을 아시아행 항공기를 띄웠지만, 1편으로 줄였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여행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WSJ은 비행 노선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난다면 항공권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여행업계 입장에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의 항공사들은 안전을 이유로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고 있거나 러시아로부터 비행을 금지당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역내에서 러시아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고, 러시아는 맞대응 차원에서 영국 등 36개국 항공사에 대해 운항 금지를 발표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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