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에 묻혀가던 영국 '파티게이트' 다시 수면위로

입력 2022-04-18 16:17
수정 2022-04-18 16:31
우크라전에 묻혀가던 영국 '파티게이트' 다시 수면위로

"봉쇄령 속 퇴임식 술판 만들어" 내로남불 의혹 추가

"5월 지방선거 패하면 존슨 퇴진 요구할 구실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잠잠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관련 '파티게이트'가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다.

존슨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령이 내려졌던 2020년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했다는 이 게이트와 관련, 그가 한 파티를 부추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매체들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최근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020년 11월 13일 총리실 공보 담당자였던 리 케인의 퇴임 기념행사와 관련, 존슨 총리 도착 전까지는 파티 형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존슨 총리가 (퇴임자를 위해) 몇 마디 하고 싶다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자신도 마셨다. 건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사진사가 존슨 총리를 촬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리실 측은 존슨 총리가 행사를 조직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절라 레이너 노동당 부대표는 "최근 보도가 맞다면 존슨 총리는 파티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 그중 하나를 부추기는 데 관여했다"면서 "존슨 총리가 매 순간 영국인들을 고의로 호도했다"고 비난했다.

존슨 총리는 2020년 6월 19일 자신의 56번째 생일파티와 관련해 이달 12일 경찰로부터 범칙금 통지를 받았는데, 이번 일로 두 번째 범칙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2월 파티게이트가 불거졌고, 앞에서는 봉쇄 규정 준수를 강조하고 뒤에서는 파티를 즐긴 집권층의 '내로남불' 행태에 민심이 돌아섰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가 터지면서 기사회생했지만, 파티게이트의 재부상으로 정치적으로 험난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18일 하원에 출석해 파티게이트 벌금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린지 호일 하원의장은 존슨 총리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의회를 호도했는지 조사하는 안건 투표를 허용할 전망이며, 하원 의원들은 20일 이 사안 조사를 특권위원회에 회부할지 투표할 예정이다.

영국 보수당 하원 고위직들은 다음 달 지방선거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파티게이트를 구실로 존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보수당 각료를 지낸 한 인사는 지방선거 전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겠지만 선거에서 패할 경우 파티게이트가 존슨 총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