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기업들 출장·회식제한 해제…재택근무·사무실출근 절충

입력 2022-04-17 08:05
수정 2022-04-17 08:15
[다시 일상으로] 기업들 출장·회식제한 해제…재택근무·사무실출근 절충

근무 방식 기업별로 온도차…'거점오피스' 활용하는 기업도

"엔데믹 전환돼도 원상복귀 힘들어…혼합형 근무체제가 대세"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함에 따라 대기업들도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를 속속 도입했던 기업들은 다시 임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으며, 그동안 자제했던 회식과 대면 회의도 재개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2년 넘게 지속된 재택근무에 피로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은 점과 비대면에 따른 사내 소통 부재, 업무 효율성 저하, 보안 문제 등을 사무실 복귀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사무실 출근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에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거점 오피스를 병행하는 '혼합형 업무 체제'로 절충안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 대기업들 "사무실로 돌아오세요"

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18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낮추는 등 완화된 근무지침을 시행한다.

LG 계열사들은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50%에서 30% 이하로 완화한다.

회의, 교육 및 행사, 회식 인원수 제한도 해제하고 국내외 출장과 외부 방문객의 사무실 출입 등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추며, 현대중공업그룹은 50%였던 재택근무 비율을 부서별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달 1일부터 전면 출근을 시작했으며, 다른 포스코 그룹사도 전면 출근으로 전환했거나 조만간 전환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4일부터 전 직원이 출근하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8일부터 사무실 출근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출근율 제한을 해제해 구성원들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근무 방식과 장소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006360]은 지난 11일부터 본사 임직원들의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를 종료했으며, 한화건설도 이번 주부터 기존 30%로 시행하던 재택근무를 끝내고 회의·출장·교육·회식 제한도 해제한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맞춰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무 효율성이나 소통 측면에서 임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 "엔데믹 전환돼도 원상 복귀는 힘들어…혼합형 근무 체제가 대세"

그러나 신규 확진자 추이와 방역 상황을 고려할 때 임직원 전면 사무실 출근체제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여기는 기업들도 많은 편이다.

지난 11일부터 국내외 출장 허용, 셔틀버스 제한적 허용 등 일부 완화된 방역 지침을 시행 중인 삼성전자[005930]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도 재택근무 최대 50% 가능 방침 등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지침보다 더 엄격한 사내 방역 지침을 유지해왔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추가 완화 여부를 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제철[004020]도 최대 5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바뀐 정부 지침에 따라 재택근무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필수근무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에 대해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기존 사내 방역지침을 시행 중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되더라도 기존의 전통적인 사무실 출근 체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재택근무에 이미 익숙해진데다 재택근무를 해도 사무실 근무 대비 생산성이 줄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거점오피스 출근 등의 근무 체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아가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서울 신도림, 경기도 일산·분당 등 3곳에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를 마련해 지난달 28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스피어는 인공지능(AI) 기반 얼굴 인식 기술을 토대로 근무환경의 편의성을 높여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얼굴인식으로 출퇴근 등록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키오스크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예약 가능한 좌석 등의 정보가 떠서 근무 좌석도 쉽게 예약할 수 있다.

CJ그룹도 주요 계열사의 사옥을 거점화해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일산(CJ LiveCity) 등에 160여석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공유오피스 자율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 방식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워라밸(일·생활 균형)과 직원들의 업무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재택근무, 거점오피스 활용 등 새로운 근무 형태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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