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아기 '늑대인간 증후군'…부모 "똑같이 사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누구는 동물 같다, 누구는 귀신 같다고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사랑해요"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라왁주에 사는 롤랜드(47), 테레사(28) 부부는 11개월 된 다섯째 막내 아이 미스클리엔을 현지 언론에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15일 하리안메트로에 따르면 테레사는 미스클리엔을 낳고서 다음 날이 되도록 아기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산모의 안정이 필요하다며, 마음의 준비를 할 때까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스클리엔은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으로 알려진 선천성 전신다모증(CGH)을 가지고 태어났다.
희소병인 이 질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눈꺼풀, 이마, 코처럼 털이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도 털이 자란다.
의사는 미스클리엔의 얼굴에 난 털을 조심스럽게 면도했지만, 곧바로 더 두껍게 자랐다.
미스클리엔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온몸에 털이 많고, 특히 얼굴에 털이 집중돼 있다.
게다가 이 아기는 콧구멍이 없이 태어나서 더 큰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아야 했다.
롤랜드 부부는 "다른 네 아이는 모두 평범하게 태어났다. 막내를 집에 데려왔을 때 나머지 아이들이 모두 놀랐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든 아이를 평등하게 사랑한다며, 미스클레인이 부끄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의 희귀질환협회(MRDS) 관계자는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전신다모증 환자는 전 세계에 10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많은 털뿐만 아니라 청력 문제나, 굽은 척추 등의 이상이 겹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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