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충격에도 정책금리는 일단 유지
MLF 1년물 금리 2.85%로 유지…20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아직 열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일단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15일 1천500억 위안 규모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자금을 시중은행에 공급하면서 적용 금리를 전과 같은 2.85%로 유지했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1년물 MLF는 1천500억 위안 규모로 유동성 추가 공급도 없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 자금 공급을 통해 유동성과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 수단이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대출 원가'에 영향을 끼치는 MLF 금리를 조절함으로써 사실상 기준금리 성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조절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20일 4월 LPR 발표를 앞두고 이날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내림으로써 선명한 LPR 인하 신호를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만 이날 MLF 금리 동결에도 오는 20일 LPR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3일 밤 "적기에 지준율 등 통화정책 도구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혀 지준율 인하를 예고해 금요일인 이날 장 마감 후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 계획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지준율 인하는 은행의 대출 여력을 높인다.
실제로 작년 12월 인민은행은 MLF 금리 인하 없이 LPR를 곧바로 내린 바 있다. 당시에도 LPR 인하 며칠 전 지준율 인하가 단행됐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와 선전 등이 도시 봉쇄되면서 2020년 우한 사태보다 더 큰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직면하자 경기 부양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11일 열린 주요 성장과 간담회에서 "국제·국내 환경에서 일부 예상을 넘어서는 변화가 나타나 경제 하방 압력이 한층 더 커졌다"고 토로하면서 거시경제 정책 강도를 높임으로써 경제를 기본적으로 안정시키고 기본적 민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위축 등 여파로 급속히 냉각되는 추세였는데 올해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큰 하방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여건 악화 속에서 중국이 올해 목표한 5.5%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이미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국가통계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야오징위안 중국 국무원 참사실 특약연구원은 "당초 올해 5.5% 성장률 목표 달성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3월에 발생한 코로나로 우리는 확실히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팬데믹이 "우리 경제 발전에 비교적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을 공식화할 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전국민적 추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중구 당·정은 경제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에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고,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중국의 '역주행'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시장 일각의 기대와 달리 이번에 MLF 금리를 동결한 것도 금리 인하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중 금리 격차 축소 또는 역전은 중국 내 외국 투자자본 이탈,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절하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가오루이둥 광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5월 들어 통화정책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인민은행이 직면한 내외 균형 압력은 현저히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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